Ban Jaeha 반재하
An Equal Relationship
평등한 관계
2016
performance
installation view at SEOUL ART SPACE SEOGYO 서교예술실험센터





An Equal Relationship
평등한 관계
2017
performance
installation view at SEOUL ART SPACE SEOGYO 서교예술실험센터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피고용인은 시간으로 환원되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임금을 받는다. 언뜻 보아서 이 노동력-임금 교환은 평등해 보인다. 하지만 노동시간 내에 최대 생산량, 직장 상사 및 고객에 대한 감정노동, 비정규 노동의 상시적인 해고 위험, 일자리 난 등으로 단순히 노동력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종속관계가 되는 것이다. 피고용인은 ‘자유롭게’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 같지만 실은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실험을 해보려 한다. 이는 피고용인의 마음대로 노동력을 파는 실험이다. 나는 12시부터 18시까지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실험실에서 근무할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 실험실에 와서 나의 노동력을 1시간 단위로 사고자 할 수 있다. 그것이 불법적/반인륜적/내 능력 밖의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가령 같이 밥을 먹는다던가, 로고 디자인을 부탁한다던가, 단순 반복 노동을 시킨다던가, 같이 체스를 두던가 하는 일이 있다. 내가 제시한 근로계약서를 쓰게 될 것이고 시급은 6,030원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 일을 할지 말지 선택하는 권리는 피고용인 본인에게 달려 있다.

이 과정은 기록되며 하나의 실험, 하나의 교환을 넘어서 나의 작품이 된다. 그렇게 고용인들은 노동의 결과물을 가지게 되고 나는 고용인들의 행위를 작품의 일부로 만든다.
© Ban Jaeha